하지만 올해는 며칠이 지났을 뿐인데도 2010년이 되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작년 한해 어쨋거나 단편 하나를 찍었고 감정적인 생활 패턴 속에서 외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렇기에 교수님은 보채고 보증금은 커녕 고기 한번 먹기 힘든 통장 잔고며
그렇다고 해서 방을 구하면 바로 취직할 것도 아닌데다 취직을 한다고 잔고가 채워진다거나
성취감 같은게 생길것 같지도 않는 그야말로 최악의 2010년 외에는 상상할조차 할 수 없다.
피하듯이 주변을 돌아본다.
한달에 200만원씩 긁어도 끄덕없는 부자며 졸업 후 느긋히 조교를 지원한 친구놈.
10평 남짓 건대 주변 원룸에서 월요일에 출근해서 토요일에 퇴근하는 선배.
아버지 건강 문제로 일본 유학이 좌절되어 경리직을 못 버리는 후배.
집안 빚은 니 탓, 안나오는 성적도 니 탓, 공평하지 못한 세상탓만 하며 울기에 바쁜 친구.
그리고 나서야, 겨우 스스로를 생각해본다.
쓴 소주를 마시면 꾸역꾸역 입에 넣게 되는 안주처럼 산다는 기분이다.
쓴 걸 알면서도 마시는 삶. 달래듯이 안주에 젓가랏을 대는 삶.
결코 상상 해본 적 없는 인생이다.
잘난 것도 그렇다고 성실하지도 않지만 그런 인생을 상상한다는 건 너무하다.
뭐, 그랫거나 말거나 2010년.
잘 익은 고기를 쌈 싸먹은 후 입을 가시듯 마시는 소주같이 살고 싶다.